학기 시작부터 준비하던 공모전 발표가 오늘 끝났다.
발표 장소는 서면에 있는 부산E스포츠 경기장에서 치뤄졌는데,
여자친구가 없어서 그런가 서면에 갈 일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고층 건물에 15층에 E스포츠 경기장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서울에서 찾아야할 것이 부산에 있다니.,..
페이커도 와서 경기하고 그랬다는것 같다.
심사원이 많아야 5명정도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10명 가까이 됬었다.
이건 뭐 긴장되는 수준을 넘어서 영화에 나오는 전략대책회의를 진행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다.
발표할때면 머리가 하애지는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이번만은 팀원 세명의 시간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발표를 망치지 않기 위해
필살기를 사용했다.
나만의 발표 긴장감 해소 방법
발표때 긴장해서 머리가 하애지는것은 아마 호르몬(아마도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나와서 그런것일테니
화장실에서 푸쉬업 10회 이후 소리를 지르고, 쉐도우 복싱 3분 그리고 제자리 뜀박질 3분.. 이렇게 10분을 발표전에 하면, 이미 아드레날린이 나올대로 나와서, 머리가 하애질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나의 첫번째 공모전
나는 뭐 외부활동을 많이 한 것 같아도, 돌아보면, 항상 친구랑 소프트웨어는 만들어도, 일을 키워야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 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잘 만들면 알아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멍청하고 구시대적인 생각이다.
체계적인 기획서와 잘 짜여진 PPT, 그리고 대본까지 갖춰져야만 자신감의 '자'를 꺼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왜 내가 리더를 맡았나??
나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이건 뭐 자랑이 아니다 어쩔때는 이게 저주라고 생각들 때도 있다.
나는 군대에서 타인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모두가 이정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을줄로 알았던게 내 군생활 전체에 후회로 남았던 생각이기도 하다.
그래서 병장때는 나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전역까지 영혼을 내려놓았다.
어떤 분야던 혼자서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해당 분야에 self-motivation이 잘 되는 사람인건데, 예를 들면 공부를 하는데, 남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보다는 내가 생각했을때, 이것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면 스스로 잘 하는 사람 같은 것이다.
나는 특히 같이 하는 팀플레이를 할 때면, 잠깐 헤이해지는 마음이들면, "모두가 나를 믿고 내가 시킨 일을 하고있다. 내가 가만히 있을 순 없다." 이런 생각이 수시로 든다. 그래서 내가 리더를 해야된다. 모두가 이렇지 않다는것을 배운적이 있으니까.
내 성향은 어쩌면 어머니가 사업을 하셨고, 아버지가 군대에서 오랜기간 복무하셨던 것이 유전으로 남아있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버스에서 창문을 보고 조급한 마음에 얼른 내가 맡은 일을 끝내고 팀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에 잠겨 혼자 눈물을 흘린적도 있다.. (이제 보니 나는 병원을 가야하는게 아닌가..)
나는 무엇을 체득하고 무엇을 배웠나?
1) 나는 이번 기회에 논문의 힘을 알게되었다.
어떤것을 조사할 때는 무조건 최신의 논문을 참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설득시킬 때는 상대방이 아는걸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모르는 새로운것, 새로운 패러다임에 사람은 혹한다.
새로운 논문과 새로운 것을 제시했을때, 내가 틀렸다는것을 증명하려면 그 사람도 그것을 새로 공부해야하고, 그틈에 나는 내 주장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 해서 정신이 박혀있다면 아는 문제를 틀리지 않는것과 같다. 새로운 문제를 틀리기 마련이다.
(어떤 상황에도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강력한 공감능력을 무기로 삼아 설득할 수도 있다. (물론 극T 주의 성향의 비지니스 사석에서는 그럴일이 잘 없겠지만)
2) 만나지 않고 소통하고, 일을 배분하는 방법을 알다.
나는 여지껏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거의 모든 시간을 오프라인으로 보냈다. 사실 오프라인으로 눈을 마주보고 얘기해야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건 비단 개발 얘기 뿐만 아니라, 기획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다 최선의 집중력으로 대화할 수 있으니 오프라인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 프로젝트에 상을 받겠다는 목표와 다르게 다른 목표를 세웠다.
" 사람을 만나지 않고, 최대한 깊은 대화를 통해, 일을 잘 배분하고 계획도 세워보자. "
나는 2학년 때는 내가 학생처럼 행동한다면, 쓸모있는 인간이 되기 힘들다고 판단했었다.
못 배워서 못하겠다는 소리는 chatgpt 가 나오고 나서는 너무 멍청한 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음 하지만 이제는 내가 리더로써 내 생각을 주입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팀원은 모두 학생이다.
학생은 1순위가 학습이다. 배우는게 빠른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인풋이 많으면 어쨌든 뭐가 되었든, 아웃풋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새로운 생각에 동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으로써 공부할 수 있게, 만나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지 않았다.
3) 코드보다는 설계도가 매우 중요하다.
설계에 80프로 시간을 쓰고 20프로를 코드를 작성해야한다. 명심해야한다.
이것은 이번에 매우 중요하게 깨달았다. 한 번 작성한 코드를 지우기란 어렵고, 새로운 생각을 곧 바로 코드로 옮겼을 때, 자고 일어나서 다시보면 그 코드가 쓰레기로 보인다.
다음에는 나는 소프트웨어를 잘 설계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잘 구현하는 것은 어느정도 되었다.
고마운 팀원
A: 알고리즘을 좋아하는 친구이다. 이 친구가 없었더라면 수식에 빈자리가 매우 컷을것이다. 수식을 맡기길 잘했다.
터무니 없는 요구사항에도 어떻게든 해오는 사람은 가치가 높다. 못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B: 논문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해준 사람이다. 공모전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 계획서 구조를 잘 만들어주어 고맙다. 자료조사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내가 바라던 자료보다 항상 많이 준비해왔다.
C:영상 편집을 할 줄 몰랐을텐데, 어떻게든 해와줘서 고맙다. 또한, 백엔드 구현에 기여를 많이 해주어 고맙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것이다.
What you reap what you sow
뿌린대로 거둘테니, 결과에 불만없이 4명의 노력이 피워낸 거대한 노력의 꽃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공모전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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